북한의 형제자매들은 지금 지금 3중, 4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오래전부터 진행되어온 식량부족과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플루의 확산으로 인한 고통에 더해, 작년 11월 30일에 단행한 화폐개혁과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외화사용금지로 인해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다.
북한은 1980년대 말 사회주의권의 붕괴와 90년대 이후 빈발한 자연재해로 극심한 식량난과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었다. 이러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2001년 중국 상해를 방문한 김정일은 큰 충격을 받고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시장경제적 요소를 북한의 통제경제체제에 가미시키는 것으로 경제관리제도 전반에 걸쳐 수정을 시도한 것이다.
한기범 전 국가정보원 3차장(대북 담당)이 최근 그의 학위논문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북한은 ‘7.1조치’의 후속으로 2003년 3월 시장 장려 조치에 이어 5월에 내각의 ‘시장관리운영 규정’을 발표해 시장과 개인상거래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그 결과 2004년부터 대규모 종합시장이 조성되기 시작해 2007년에는 그 숫자가 300개까지 늘어났다. 이렇게 시장이 형성되고 무역이 활성화되는 등 주민들의 경제생활에 숨통이 틔었으나 북한의 집권층들은 통제력의 약화에 대해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 결국 2005년부터 통제체제를 고수하려는 노동당을 비롯한 보수집단들은 이러한 내각의 개혁조치에 반발하기 시작했고, 2007년에는 개혁의 핵심이었던 박봉주 총리를 비롯해 관련된 내각 상(장관)들을 무더기로 해임했다. 동시에 북한은 노동당의 반격이 시작된 2005년을 전환점으로 양곡전매제 시행(2005년 10월), 부동산 전면 실사(2006년 4월), 개인 서비스업 실태조사(2007년 초), 종합시장 통제 개시(2007년 10월), 종합시장 개장일수 및 판매품목 제한(2008년 10월), 종합시장 공간 축소(2009년 6월)와 폐쇄(평안남도 평성시장, 청진 수남시장, 함흥 추평시장) 등 `7.1조치 반동' 성격이 강한 반시장적 조치들을 잇따라 내놨다. 이러한 과정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이 작년 11월 30일에 단행된 화폐개혁과 1월부터 시행된 외화사용금지 조치이다.
지금 북한은 시장을 폐쇄하고 화폐개혁을 단행하는 것이 ‘강성대국의 문을 열기 위한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반대로 이로 인해 체제전체가 뒤흔들릴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구호단체인 ‘좋은 벗들’과 북한관계자들에 의하면 쌀값은 화폐개혁 이후 kg당 40원에서 지금은 200원으로 5배 이상 폭등했고 그마저도 판매가 중지되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외화사용금지로 북한화폐대비 중국화폐의 가치가 급등하고 무역이 이루어지지 않아 북한의 물자부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하버드대학의 교수인 데타 스카치폴(Theda Skocpol)은 일찍이 혁명은 지속적 억압이 아니라 일시적인 개혁과 보수세력이 개혁을 두려워하여 추진한 반동으로 발생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북한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시대착오적인 체제수호의 기치아래 핵을 껴안고 유례없는 혹한 속에서 수십만명의 아사자와 신종플루 환자를 남기고 죽어갈 것인가, 아니면 이 위기를 발판으로 보수세력을 제압하고 개혁세력을 등용하여 핵없는 평화와 개방속의 번영을 추구할 것인가. 김정일은 민족사에 천추의 한을 남길 것인가, 아니면 그 인생의 마지막에 돌아온 탕자의 모습을 보일 것인가.
기도제목
1.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 극심한 경제위기와 매서운 추위 그리고 신종 플루의 창궐 속에 있는 북한주민을 돌보아 주옵소서. 헐벗고 굶주려 추위에 떨고 있는 우리 형제자매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긍휼을 베푸소서.
2. 북한의 김정일위원장이 오만한 수구의 길이 아니라 겸손히 개혁의 길을 선택하도록, 핵을 없애 평화를 만들고 국제사회의 정상적 일원이 되어 번영의 길을 가도록 역사하여 주옵소서.
3. 북한 내에서 노동당과 군부 등 수구세력의 노선이 아니라 전문관료와 지식층 등 개혁세력의 노선이 강력해지도록 손을 뻗쳐 주옵소서. 그리고 이렇게 되는데 남한과 미국, 중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 등 온 세계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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