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페이스북 친구들의 주요 포스팅 주제는 남북정상회담이었다. 북한사역을 하는 목회자로서 항상 외로웠는데....아무튼 감사한 일이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기사
대부분 언론에서 그리고 나를 비롯한 많은 페이스북 친구들이 이번 정상회담으로 인해 한국전쟁 종전과 북한 비핵화가 실현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일부 보수 층에서는 이번 판문점 선언에서 북한의 핵포기 문구가 없었다며 평가절하하고 있기도 하다.
과연 이번 계기로 북한의 핵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까?
북한 핵문제는 사실 30년 가까이 된 오래된 문제이다. 북한은 80년대부터 전력난을 타개하기 위해 원자로를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었는데, 북한의 원자로에서는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하기에 비밀리에 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한편, 미국은 소련이 붕괴되면서 소련 내 핵무기 관리문제가 발생하자 핵무기 감축을 선언하고, 아버지 부시는 한반도에 배치된 전술핵무기 철수를 지시하게 된다.
그러던 중 소련 및 동구의 여러 나라들이 붕괴하고 독일이 통일함에 따라 북한은 체제위협을 느끼게 되었고, 남북미 등의 이해관계가 맞아들어가 우리 측 입장이 강하게 반영된 1991년 말 남북기본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에 서명한다.
비핵화공동선언은 ① 핵무기의 시험 제조 갱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配備-배치하여 대비함) 사용을 하지 아니하며, ② 핵에너지를 오직 평화적 목적에만 이용하고, ③ 핵처리시설과 우라늄농축시설을 보유하지 아니하고, ④ 한반도의 비핵화를 검증하기 위하여 상대측이 선정하고 쌍방이 합의하는 대상들에 대하여 남북핵통제위원회가 규정하는 절차와 방법으로 사찰을 실시하며, ⑤ 이 선언의 이행을 위하여 공동선언이 발효된 후 1개월 안에 남북핵통제위원회를 구성하며, ⑥ 이 공동선언은 남과 북이 각기 발효에 필요한 절차를 거쳐 그 문본을 교환한 날부터 효력을 발생한다 등의 6개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IAEA 사찰을 두고 북-미간 의견차를 보이면서, 북한은 NPT탈퇴를 선언하고, 93년 박영수가 ‘서울불바다’를 언급하며 한반도의 위기상황은 고조되었다.
94년 북-미는 위기 타개를 위해 6월 카터를 특사로 보내고, 10월 북한핵사찰과 핵포기를 조건으로 에너지 지원과 경수로 제공을 골자로 하는 제네바합의에 서명하였다. 그러나 제네바합의는 김일성의 갑작스런 사망과 김영삼 정부의 강경대북정책으로의 선회, 클린턴정부의 북한괴기대 등으로 지지부진하다 우리정부만 막대한 경수로 지원비용을 지불하고 2003년 파기되었다. 이후 북한은 남-북, 또는 북-미간 전술무기 비대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핵무기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관계가 개선조짐을 보였으나, 2002년 아들 부시 정권 때 북한을 ‘악의축’으로 지정하면서 엇박자를 내게 된다.
2006년 10월에 1차 핵실험, 2009년 5월에 2차 핵실험, 그리고 2013년 2월에 3차 핵실험 2016년 1월과 9월에 4,5차 핵실험을 연이어 시행하면서 또다시 한반도를 위기상황으로 몰고 간다. 미-중의 반대를 무릅쓰고 북한은 2017년 9월에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를 맞게 된다. 특별히 북한이 괌,하와이를 사정으로 하는 미사일 개발의 완성시점이 다가오면서 미국은 전술적 인내의 한계를 맞게되고, 2017년 말 다시한번 한반도는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려가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판문점선언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
-문구 자체만으로는 1991년 남북비핵화공동선언과 비슷하다. 다만 '연말 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명시하였다는 점에서 이미 남북미중 간 어느정도 공감대와 합의가 이루어졌으리라 예상됨으로 실현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진다. 예상컨대 6월 중 북-미 정상회담과 이후 북-중 간 보고를 거쳐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는 가을 이후 남북미중 정상들의 ‘이벤트’를 통해 종전선언이 이루어질 것이다.
2. 이번 판문점 선언은 이전 합의문과 무엇이 다를까?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