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제자 정종훈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교수)


새해를 맞이할 때 우리는 시간을 의미있게 관리하기 위해서 세세한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각오를 다짐합니다. 시간이란 동일한 시간의 양이라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시간을 얼마나 절박하게 여기느냐에 따라서 그 질이 달라집니다. 흔히 나이에 따라서 시간의 속도를 다르게 느낀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이가 어린 사람은 시간의 속도감이 느려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나이가 든 사람은 시간의 속도감이 너무 빨라 시간이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한번 지나간 시간은 결코 반복되지 않습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시간은 한번 잃어버리면 찾을 수 없다. 지금 우리에게 시간이 충분한 것 같아도, 언젠가는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할 것이다.”라고 역설하며, ‘시간은 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늘은 어제까지 살아온 삶의 결과이고, 내일은 오늘까지 살은 삶의 결과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시간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우선순위를 제대로 설정해야 합니다. 마치 어떤 항아리에 돌덩어리와 자갈 그리고 모래를 꽉 채워 넣으려면, 큰 것부터 넣어야 다 넣을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민족이 분된된 지가 어느덧 60년하고도 5년이 더 지나가고 있습니다. 분단 1세대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1000만 이산가족의 아픔과 피눈물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탈북새터민들이 가족과 친지를 떠나 전혀 낯선 삶의 자리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상황입니다. 분단이 지속될수록 남북은 더욱 이질화되며, 분단의 장벽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우리가 분단의 과거로부터 멀어질수록, 남북통일의 열차는 가속도가 붙어서 통일의 정거장에 자연스레 안착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동안 이명박 정권은 잃어버린 10년을 운운하다가 호의적이었던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관계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지난 2년 동안의 남북관계는 우리에게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을 자아냈고, 언제 깨져서 아수라장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만들었습니다. 이제라도 통일을 향한 남북관계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아야 합니다. 무조건 만나 신뢰를 구축하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합의보다는 남북 정상 간에 이미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는 것이 쉽습니다. 이제는 누구도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악용해서 통일의 시간을 늦추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유니프레이어닷컴 제공

Posted by heavyman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