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중국총리의 북한 방문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은 북미대화에 따라 6자회담에 복귀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다.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이 공항까지 마중갔다는 것은 북한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내심 기대했던 오바마 정부가 딱히 북한에 유화책을 쓰지 않는데다가 국제적인 대북제재가 계속 이어지고, 이명박 정부 역시 강경한 태도를 보임에 따라 90년대 말 '고난의 행군'이후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발언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현재로선 중국 외에 대안이 없다는 북한의 인식과, 중국역시 북한 핵개발이후 대북제제에 동의했지만 북한과의 우호관계를 통한 한반도에서의 주도권을 잃고 싶지 않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북미관계에 따라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는 유화적 태도와....지난 9월 플루토늄 농축 완료에 임박했다는 강경한 태도에서 나타나는 북한의 속내는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핵개발, 미사일 발사, 플루토늄 농축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오마바 정부를 북미직접대화로 이끌어 내려는 협박이었다. 북한의 속내는 아마도 '이래도 우리랑 대화 안할래....어허 이래도 너네가 대화 안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북한이 원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연락사무소-수교로 이어지는 북미관계정상화이다. 이를 통해 김정일 체제의 보장을 받고 싶어하는 것이다. 중국의 대규모 원조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이 협조하지 않는 대북 제재를 통한 압박은 현실적으로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한반도에서 주도권을 잃을 수 없는 미국으로서는 어떤 형태로든 북한과의 직접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조만간 보즈워즈 특사의 방북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됨). 이번 발언을 통해 북한의 의도는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났고, 이제 공은 미국의 손에 쥐어졌다.
오바마 정부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