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교회가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공식적으로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에서는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그리고 대략 500개정도의 가정교회가 있다고 합니다. 이를 토대로 추정하자면 봉수교회 500명정도 칠골교회 200명, 가정교회 10명*500=5000명....종합하면 약 6,000명 쯤 됩니다.(북한 공식자료를 보면 1만, 1만 2000천, 1만 4000정도라고 하는데....뭐 확인할 근거자료가 없으니까요...ㅠㅠ)
그런데 이 교회들이 진짜 교회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보수기독단체들은 봉수, 칠골교회들은 가짜다. 출석교인들은 대남공작원이라고들 이야기합니다.
칠골교회 내부-2007년 방문시
사실 이 문제는 현재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주로 교회를 방문했던 남측사람들의 느낌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뭐 주기도문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다. 성경구절을 잘 못 찾는다. 주변 눈치를 본다. 지시를 받는 것 같다. 설교가 너무 정치적이다.....반대로 눈을 감고 찬송가를 외워부르는 사람이 있다. 진실로 기도하는 것같이 보였다...등등
그러나 적어도 이 교회들이 남한에서 방문했을 때만 예배를 드리는 전시용은 아니라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매주 예배가 열린다는 뜻이지요....그러나 시간은 조금 애매합니다. 방문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남쪽 사람들에게 맞춰서 시간이 조정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남한 기준으로 보면 이들이 과연 신앙인들일까? 여기가 교회일까? 충분히 의심의 눈길을 보낼 수 있습니다.
남한의 진보진영에서는 기존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통일,평화운동을 지속해 왔습니다. 따라서 지하교회의 존재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이거나 알 수 없다라는 태도를 취합니다. 아마도 지하교회를 인정하게 되면,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의 관계가 불편해 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보수기독진영에서는 앞서 언급한 대로 조그련은 어용단체로, 노동당의 통일전술이기에 인정할 수 없으며, 고통받고 핍박받는 지하교회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서 지하교회가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는데요....이것도 현재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우선 우리가 지하교회에 방문하여 직접 확인할 수 없고, 지하교회의 특성상 그 존재가 드러나면 당국의 제재로 존재자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방문자의 증언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북한성도의 성경-모퉁이돌선교회
물론 방문자가 악의적으로 없는 것을 있다하거나 그 수를 부풀릴(지원을 더 받기 위하여)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그러나 여러 방문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볼 때 북한 내 지하 신앙인들의 존재는 부정할 수 없어 보입니다. 한국전쟁이후 주민분류사업으로 인해 많은 기독인들이 핍박을 받기는 하였지만, 아직 그 세대가 전부 돌아가신 것은 아니고, 가족들 간에 신앙을 지키고 있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1990년대 말 고난의 행군이후 단순히 식량을 구하기 위해 탈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단체들의 활동으로 인해 새롭게 복음을 듣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기에 어떤 형태로든 북한내 신앙인들의 존재는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봉수, 칠골교회는 가짜다, 또는 지하교회는 없다"와 같은 소모적인 논쟁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일에 있어 방식은 다르지만 보수와 진보 모두 필요합니다. 이러한 노력들 모두 북한 복음화와 통일 이후 교회를 준비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남북화해 대화, 인도적지원, 기독교교류 등을 위해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의 관계도 필요합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그동안 심하게 부정적이었던 북한헌법상 종교,기독교관련 조항의 변화 등의 성과를 가져오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반세기 넘게 핍박받는 중에서도 믿음으로 신앙을 지킨 북한내 신앙인들에 대한 지원노력도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지하교인들이 북한 내에서도 소외계층이고,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교회 내 진보와 보수는 늘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그리스도의 사랑보다 정치권력에 휘둘려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 앞장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적인 입장이 다르더라도 서로 비판하고, 부정하기 보다는 열린마음으로, 나와 다른 방식으로 하나님의 뜻, 또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고 있다고 이해하는 그리스도인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