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공개, 원 다후씨 북한 가다.
(평범한 외국 관광객은 북한 여행에서 무엇을 보고 느낄까요? 우연히 아는 사람이 북한 여행을 간다길래, 독점 기행문을 부탁했는데, 선뜻 보내줘서 블로거뉴스에 올립니다(제 이야기가 아닙니다.저는 아래주소에서 기사를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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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un Da-hu
‘기묘하다’ 흔히들 북한에 대해 경험한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표현합니다. 저도 마찬가지 느낌을 받았지만, 조금 더 예의 바르게 말해서 저의 북한행은 ‘인상적이었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북한에서의 휴가는 이 세상 그 어느 곳에서 보낸 휴가 여행과도 달랐습니다.
우선 방문자는 북한 화폐로 환전하는 것이 허가되지 않았으며, 물론 북한 화폐를 소지하는 것도 금지됩니다. 입국 시 휴대전화는 압수 당하고, 북한 체류 기간 동안 자유롭게 주위를 돌아다닌다거나, 보고 싶은 대로 보거나,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일도 허가되지 않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 마다 우선 허락을 받아야 되고, 체류 기간 내내 다른 외국인들과 함께 호텔 안에서 머물러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북한엔 외국 여행객을 위한 유스호스텔 같은 게 별로 없습니다. 길모퉁이 카페도 없고, 쇼핑몰도, 온천도, 유람선도, 인터넷 카페도 없습니다. 대략 어떤지 아시겠죠?
그런데 왜 갔냐고요? 음, 제 생각엔, 아마도 이 나라 전체가 주는, 뭐랄까…… 좀 묘하고 상상 불가능한 점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북한은 현재 존재하는 모든 국가 중에 세상과 거의 격리되어 있는 유일한 공산주의 국가이며, 지도자를 숭배하는 거의 유일한 나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거기에 덧붙여, 미국이 붙여준 ‘악의 축(Axis of Evil)이라는 꼬리표가 너무나 도발적, 혹은 아슬아슬한 매력으로 들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과 조금 달랐습니다. 가이드는 친절하고 상냥하며, 주민들도 그렇습니다. 눈을 돌리면 어디에나 존재하는 군인들 조차도 우리에게 짧게 손을 흔들며 미소를 보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길거리는 너무나 깨끗하고, 공원은 그림같이 아름다우며, 공해도, 교통정체도 없었으며, 광고도 없더군요!(광고 없는 도시…참 좋더라구요.). 흥미로운 건축물과 아름다운 시골 풍경에 더해, 호텔도 아주 편안했습니다.
거기다가 음식도 엄청나게 대접받았는데, 그 중의 일부는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어요. (굶주리고 있다는 북한 주민을 생각하면) 죄스럽게도 우리 일행의 대부분은 북한에서 몸무게가 늘어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아마도 지루함일 것입니다. 북한에서 반나절 이상을 머물고 나면 모든 것이 똑같아 보이고, 모든 것이 똑같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듣고 보는 모든 것이 ‘우리의 위대한 지도자 수령 동지’, ‘미 제국주의자’, ‘인민공화국 군인들’과 그들의 영웅적인 전투에 관한 것과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전투중인 병사의 동상과 전몰 장병 묘지, 전쟁박물관 등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물론 아주 거대한
나중엔 그를 직접 보게 되는데, 그의 머리 쪽에서 한 번, 오른쪽에서 한 번, 발치에서 한 번, 그리고 왼쪽에서 한번씩 총 4번의 절을 올려야 합니다. 또한 넥타이를 착용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사실 북한 내에서 그의 웃는 얼굴을 보지 않고 살기는 불가능합니다. 모든 건물은 물론 모든 남녀주민의 가슴에도
잠깐 서울에서의 제 경험과 비교해 볼까요? 남한 주민들은 대부분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 행사나 의상, 음식, 건축물 같은 것을 설명하기 좋아합니다. 아마도 (외국인들은) 많은 경우 “술 한 잔(혹은 아~주 많이) 같이 하자는 초대를 받기도 할 것입니다. 그 이후엔 노래방으로 이어지고 말이죠. 아무도 전쟁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만일 그들이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그건 대부분 부도덕한 정치인에 대한 불평인 경우일 것입니다.
다시 ‘기묘골-북한을 지칭’로 돌아 가서 이야기를 계속 하겠습니다. 우리는 주체탑 위에 올라가서 평양 시내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주체탑은
제 생각에 판문점을 가보지 않고는 한국 여행(남한으로건, 북한으로건 간에)을 했다고 말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곳에 가면 남측에서 북측에 서 있는 당신의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을 기념촬영할 수 있습니다.(서로 기념촬영을 한다는 뜻). 4마일의 무인 경계지대와 높은 콘크리트 장벽으로 남북한이 나눠져 있는 비무장지대와는 달리, 이곳에선 누구라도 쉽게 상대편으로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중 일부는 만일 진짜 누군가 반대쪽으로 걸어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 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판문점에는 남북한 양쪽에 걸쳐진 작은 건물이 있는데, 누구라도 대치중인 남북한 양쪽에 동시에 발을 딛고 설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의 왼쪽은 북한 오른쪽은 남한입니다. 보기엔 다를 바가 없는데....
(남북한 경계에 선 원 다후씨, ⓒ Wun Da-hu 무단전재 금지)
판문점 관광을 끝낸 후, 우리는 버스를 타고 평양으로 돌아 왔습니다. 약 2시간 정도 달리는 동안 그 어떤 정체도 겪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경제 체제에도 일면 좋은 점은 있더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남한의 교통 정체에 몇 시간이고 묶여 있다 보면, 아마 혹자는 조금 더 북쪽으로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
나중에 평양으로 돌아왔을 때 평양 지하철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냥 “보기만” 했습니다. 평양 지하철의 한 정거장에서 승차하고는 나머지 하나의 정거장에 내렸습니다. 그게 다였습니다. 어떤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 탄다는 교통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전혀 없었죠. 그냥 지하철을 타기 위해 탔던 것입니다. 물론, 아마도 최소한 내 생애에 경험해 본 가장 웅장한 지하철이었다는 것만은 말해야 하지 싶습니다.
그리고 관광객으로서 당연히 여행 기간 동안 쇼핑도 많이 했습니다. 제 생각엔 대부분의 경우 진짜 필요하거나 흥미롭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북한 물건이라는 그 진기함 때문에 사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 말은, 도대체 몇 사람이나 정말
이번 여행에서 우리들 여행자의 마음에 공통적으로 가장 크게 남을 것은 아마도 대규모 매스게임일 것입니다. 그 엄청난 광경은 제 생애에 경험한 최고의 볼거리 중 하나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각 장면은 모두 “우리의 위대하고 아름다운 조국”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지만, 쇼 자체는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대적할만한 상대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매스게임 하나만으로도 이번 북한행은 가치가 있었다고 봅니다.
북경에서 비행기를 타고 북한에 들어갔었는데, 출국할 때는 입국 때와는 달리 기차를 이용했습니다. 기묘함은 이때까지도 계속됩니다. 네, 물론 선진국에서도 끝없이 펼쳐진 농장지대를 볼 수 있긴 하죠. 그러나, 북한에서의 5일간의 여행은 종착지인 중국의 아주 작은 도시인 단동의 차와 사람들, 소음, 활동, 불빛과 움직임조차도 어딘가 모르게 “약속의 땅”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기묘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뭐 이 정도면 제법 흥미로운 여행이었다고 할 수 있겠군요.
(알립니다.)
원 다후(Wun Da-hu)씨는 비지니스 영어를 가르치는 강사로, 서울 및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체류하며 그 나라의 문화와 음식을 경험하기 좋아하는 30대 중반의 남자입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 관장님이 배려해줘서 태권도 검은띠를 따게 된 것이 아닌지 아직도 의심하고 있지만, 어쨌거나 국기원에서의 심사를 거쳐 유단자가 되었고, 때로 한국 음식과 한국 버디(buddy)들을 그리워하는 평범한 제3국인(한국인도 아니고, 미국인이나, 영국, 러시아, 중국 등 한국전과 관련한 주요국가가 아닌 나라의 국민, 물론 6.25때 남측 참전국이긴 합니다.)입니다.
한국에 대한 그의 관심이 그가 가보지 못한 나머지 반쪽인 북한에 대한 관심으로 이끌어서, 올 봄 휴가 동안 북한에 다녀올 예정이라고 이 메일을 보내왔더군요. 그 동안 해외 언론인이 전해준 북한 여행기는 본 이 있지만, 보통의 외국인은 북한 여행에서 무엇을 보고 느낄 것인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여행기를 부탁했는데, 거의 여름이 다 되어가는 지난 주....드디어 여행기를 보내주었습니다.
필명을 원 다후(Wun Da-Hu, 아마도 Wonder Who?(누굴까?)는 의미에서 지은 동양풍(?) 이름 같습니다....)라고 써서 보내준 그의 5일간의 북한 여행기...여러분과 나누고자 부족한 제 실력이지만, 번역을 해 보았습니다. 함께 올리는 사진도 원 다후씨가 북한에서 찍은 것으로 이 글에 한해 사용이 허가된 것입니다.
출처: http://blog.daum.net/gniang/1206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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