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산 역을 지나 비무장지대 공동경비구역(JSA) 부대를 방문하였다.
부대에서 간단한 브리핑을 받았는데, 약 10분간 진행되는 내내 어떠한 참고자료없이 줄줄 외우는 것을 보면서 역시 군대의 힘이구나...ㅠㅠ 대단하게 느꼈지만, 한편으론 외우면서 얼마나 갈굼을 당했을까? 생각하니 군인아저씨가 안쓰럽기도 했다.
도끼만행사건이 일어났던 공동경비구역이다. 휴전이후 공동경비구역은 남북의 경계없이 초소를 나누어 관리했기 때문에 서로 이동이 자유로웠다. 그런데 이 연합군 초소(파란색 건물)는 북한군 초소에 둘러싸여 있었고, 울창한 나무들로 인해 우리측 초소에서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연합군 측은 시야확보를 위한 나무가지치기 작업을 하였고, 북한군은 작업을 중지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작업을 계속 진행하자 북한군이 도끼와 몽둥이로 연합군을 공격하였고, 2명의 미군이 사망하였다.
전쟁직전까지 치달았던 긴장된 분위기는 결국 김일성의 '유감'표시로 일단락되었다. 전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신경완은 이 사건에 대해 김정일이 '조선사람의 본 때를 보여주라'는 지시에 따라 옥신각신하는 과정에서 노무자들이 들고 온 도끼로 미군을 죽였다는 것이다. 이에 김일성이 '왜 이런 짓거리 했냐'고 추궁하자, 김정일이 지시했다고는 못하고 당시 인민무력부장 최현이 욕을 많이 먹었다고 한다. (곁에서 본 김정일 pp.201-202)
도끼만행사건 이후 현재와 같이 공동경비구역에도 남북으로 경계선이 생겼고, 연합군과 북한군이 분할 관리함에 따라 이 지역도 역시 분단되는<?> 상황이 되었다.
남북으로 걸쳐 있는 판문점 회의장은 남북이 건물을 나누어 관리하도록 하였다. 그래서 남측관리 건물 내에서는 경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갈 수도 있다.^^
한편, 회담장 건물로 들어가고 나올 때에는 안전상 2줄로 맞춰 이동하라고 하였는데, 같이 관람했던 개념없는 중딩들은 서로 장난치면서 줄도 맞추지 않고, '나 북한으로 넘어갈래'라고 막 떠들어 댔다.
아무리 어려도 그렇지 군사지역에다가 금강산 피살사건이 있었던 터라 군인들이 완전 긴장하면서 견학을 진행했는데...쩝...내가 보기에도 그런데 어르신들에게는 얼마나 철이 없게 보였을까? 전쟁이후 세대 특히 북한의 경제난 이후인 1990년대 이후 출생한 학생들에게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불쌍한 나라 정도의 이미지인가 보다. 전쟁의 참상에 대해 보다 실제적인 교육이 필요할 듯 싶다.
다시 1시간 후 남북분단과 대립의 최전선에서 나는 전혀 다른 세상, 일상으로 돌아왔다.
21세기 우리의 사명이 무엇인지 , 또한 분단국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일깨워주는 귀한 방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