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짐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책 사이에서 공연티켓 한 장을 보았다

‘송정미 live 콘서트’

1992년 4월의 어느 토요일 저녁,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장안동 종점근처에서 54번 버스를 타고 기점 근처인 여의도 KBS홀로 향했다. 지금 생각하면 대방역 근처 터널이었던 것 같은데, 초행길이라 30분을 헤매다 겨우 공연장소에 도착했다. 물론 늦었다.

한 곡이 끝나고...자리를 잡고 찬양을 듣고 있는데, 10억의 중국인들, 8억의 인도인들, 그리고 북한사람들....이라는 멘트와 함께 ‘그들의 소리가 들리나요’와 ‘그들은 모두 주가 필요해’라는 찬양, 그리고 중보기도가 이어졌다.

이전까지 북한을 위해 기도한 적도 관심도 없었는데, 그날 공연장에서 기도하는 동안 성령님께서 강하게 안타까운 마음과 감동을 주셔서 눈물이 범벅이 되어 한참을 기도했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이러한 떨림과 성령님의 역사는 내게도 충격이었다.

물론 점잖은<?> 콘서트<당시 송정미 님의 공연은 무슨 클래식 콘서트와 같아서 늦으면 밖에서 화면으로 보고 있다가 한 곡 끝나면 입장하는 그런 식이었다>에서 눈물이 범벅이 되는 민망한 모습을 연출했으니 엄청 부끄러워 고개를 옆으로 돌릴 수조차 없었지만 그 날의 은혜는 하나님께서 북한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을 나눠주신 첫 부르심이었고, 이후 17년 간 내 삶을 이끌어 온 비전이 되었다.

Posted by heavymango